5·18 민주화운동 비하 논란에 휩싸인 배재고등학교 교문 앞에 놓인 근조화환을 일부 청소년들이 넘어뜨리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시민들의 우려와 탄식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경향일보 보도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배재고 정문 앞에는 근조화환 9개가량이 설치됐다. 지난 1일 오후 학교 앞에서는 일부 청소년들이 화환 문구를 손으로 짚어가며 읽고 인증 사진을 촬영한 뒤 화환을 밀어 넘어뜨리는 모습이 목격됐다. 화환을 쓰러뜨린 뒤 잠시 자리를 떠났다가 다시 돌아와 쓰러진 화환을 확인하며 손뼉을 치는 모습도 있었다. 다만 이들이 배재고 재학생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후 한 시민이 넘어진 화환을 다시 세워 정리했다고 전해졌다.

현장을 찾은 시민들은 대체로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자녀를 데리러 온 한 학부모는 근조화환 앞에서 한동안 발걸음을 멈추고 문구를 읽어본 뒤 심각한 표정을 지었으며 인근 학교 학생들도 이번 논란을 두고 이야기를 나누며 걱정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한 시민은 "학생들이 사안의 의미를 충분히 알지 못했을 수도 있다"면서도 "근조화환을 보내는 등 과도한 비난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자신을 배재고 재학생이라고 밝힌 A군이 "야구부가 아닌 3학년 학생이 근조화환을 발로 찼다"는 주장과 함께 관련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A군은 "야구부의 반성도 기대하지 말라"며 "오늘도 점심시간 급식실에서 새치기를 하며 다른 학생들에게 피해를 줬다"고 주장했다.

앞서 배재고는 지난달 29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광주제일고와의 경기 도중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 등의 구호를 외쳐 논란을 빚었다. '탱크데이'는 스타벅스가 지난 5월 18일 진행한 텀블러 판매 행사를 지칭하는 표현으로 당시 고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연상시키는 문구인 "책상에 탁!"을 사용해 민주화운동과 5·18 민주화운동을 희화화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배재고는 논란이 불거진 이후 광주제일고를 직접 방문해 사과하고 전교생을 대상으로 역사교육과 인권교육을 실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광주제일고 측의 요청에 따라 방문 사과 일정은 현재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