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장난 심리나 가벼운 호기심에서 비롯된 항공기 비상문 접촉 행위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항공 안전과 보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이러한 행위들이 반복되면서 항공 당국과 업계는 강력한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3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12월 17일 오전 9시 45분경 부산 김해국제공항에 도착한 에어부산 BX8106편 여객기 내부에서 60대 남성 승객 A씨가 비상구 손잡이 보호 덮개를 손으로 접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시점에 항공기는 이미 착륙 절차를 완료하고 지상 계류장에서 대기 중인 상태였으며, 이 광경을 목격한 객실 승무원이 즉각 A씨의 행동을 강하게 제지하며 추가 상황 발생을 차단했다.
항공사 측은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곧바로 A씨를 공항경찰대에 인계하는 조치를 취했다. 사건을 이관받은 부산 강서경찰서는 현재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여 A씨에 대한 관련 사실 관계를 면밀히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A씨는 비상구를 실제로 개방하려는 특별한 의도나 목적 없이 단지 장난삼아 비상구 보호 덮개를 가볍게 만져본 것뿐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자신의 행동이 초래할 수 있는 심각한 결과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처럼 항공기 비상문이나 관련 안전 장치를 경솔하게 생각하고 함부로 접촉하는 사례는 최근 들어 지속적으로 발생하며 항공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행위가 단발성이 아닌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우려가 더욱 증폭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12월 4일에도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하여 호주 시드니로 향하던 대한항공 국제선 여객기에서 유사한 상황이 발생한 바 있다. 당시에도 이상 행동을 발견한 객실 승무원이 신속하게 제지 조치에 나섰으며, 해당 승객은 "대기하는 동안 심심해서 그냥 만져봤다", "별다른 의도 없이 장난으로 한 행동일 뿐"이라는 반응을 보이며 사안의 심각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한 태도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비상문 접촉 사례는 2024년 상반기 기준으로 국적 항공사에서만 10건을 초과하는 것으로 집계되며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한 수치로 항공 안전에 대한 경각심 제고가 시급한 상황임을 보여준다.
과거에는 비상문이나 탈출구 장치를 만지는 행위가 발생하더라도 승무원이 현장에서 구두로 주의를 주거나, 공항경찰대의 간단한 조사 후 훈방 조치로 사건을 종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2023년 5월 대구국제공항 상공에서 비행 중이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의 비상구가 실제로 개방되는 중대한 사고가 발생한 이후, 비상문 무단 조작 행위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자 항공사와 경찰 당국은 무관용 원칙을 엄격히 적용하여 강력한 대응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현행 항공보안법 제23조 제2항 규정에 의하면, 승객은 항공기 내부에서 출입문이나 비상 탈출구, 각종 안전 기기 등을 임의로 조작하는 행위가 금지되어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벌금형의 선택 없이 10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명시되어 있어, 형량만 놓고 보면 매우 중한 범죄 행위로 분류되고 있다.
다만 법 조항에 '10년 이하의 징역'이라는 단일 형량만 규정되어 있고 벌금형 등 대안적 처벌 수단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실제 물적·인적 피해나 심각한 사고로 이어지지 않은 경미한 사안에 대해서는 법원이 실형을 선고하는 것을 부담스럽게 여기는 경향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로 인해 기소유예나 선처 등 비교적 가벼운 처분이 반복적으로 내려지면서, 법의 실효성과 억제력에 대한 비판과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이러한 법적 한계점을 보완하고 처벌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경미한 수준의 출입문·탈출구·안전 기기 조작 행위에 대해서도 최대 1억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항공보안법 개정안이 현재 국회에 정식 발의되어 관련 상임위원회에서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항공업계 관계자들과 정부 당국은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비상문 관련 안전 의식을 크게 제고하고 유사한 사건의 재발을 효과적으로 방지하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