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부동산 가격 안정화를 위해 각종 대출 규제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 시민들은 이른바 '마이너스통장'(한도대출)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상환은 의도적으로 점점 줄이고 있는 것으로 최근 조사 결과 나타났다. 신규 대출을 받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지자 과거에 미리 개설해 두었던 마이너스통장을 본격적으로 활용하고, 상대적으로 금리 부담이 적은 주담대는 가능한 한 상환을 미루며 유지하고 있는 독특한 양상이 포착되고 있다.

14일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 국내 5대 주요 시중은행이 공개한 최신 자료에 따르면, 지난 11일을 기준으로 이들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총 잔액은 무려 40조7582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주요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2023년 한국은행의 급격한 금리 인상기 이후 일시적으로 40조 원 선 아래로 떨어졌다가, 이후 장기간 동안 꾸준히 37조 원에서 38조 원 수준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해 왔다.

그러나 2024년 11월 말을 기준으로 다시 40조 원의 심리적 저항선을 강력하게 돌파했고, 12월에 접어든 이후 불과 2주도 채 되지 않은 짧은 기간 동안 약 7000억 원이라는 상당한 금액이 추가로 증가하는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증가 추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연말까지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41조 원을 가볍게 넘어설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마이너스통장은 은행이 고객에게 미리 정해진 일정 한도 내에서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만큼 자유롭게 인출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신용대출의 일종으로 분류된다. 최근 정부는 부동산 시장의 과도한 과열 양상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고 제어하고자 신규 주택담보대출과 일반 신용대출의 한도를 전반적으로 대폭 제한하고 축소하는 강력한 규제 정책을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새로운 대출을 받는 것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워지고 까다로워지자, 과거에 미리 개설해 놓았던 기존 마이너스통장을 본격적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전국적으로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과거에 개설해 놓았던 기존 마이너스통장은 현재 시행되고 있는 강화된 대출 규제의 적용을 전혀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동안 별다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전혀 사용하지 않고 방치해두었던 한도를 이번 대출 규제 강화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꺼내서 사용하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반면 주택담보대출의 실제 상환 금액은 매우 눈에 띄게 감소하는 대조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 초부터 지속적으로 월별 5조 원에서 6조 원대를 꾸준히 유지해왔던 주담대 상환액은 10월에 들어서면서 4조8658억 원으로 뚜렷하게 줄어들기 시작했고, 11월에는 4조4390억 원까지 더욱 급격하게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12월의 경우 11일까지 집계된 중간 상환액이 겨우 1조7079억 원에 그치고 있어, 전문가들은 이러한 감소 추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한 달 전체 상환 규모가 3조 원대 초반에 머무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은 원금과 이자를 매월 정기적으로 납부하는 일반적인 분할 상환 방식 외에도, 금리 상승으로 인한 이자 부담이 특히 큰 시기에는 일시적 중도 상환이나 수시 상환도 빈번하게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인 패턴이다. 통상적으로 금리가 상승하는 국면에서는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상환 수요가 자연스럽게 증가하는 것이 정상적인 흐름이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정반대로 오히려 상환을 의도적으로 미루고 연기하는 독특한 분위기가 시장 전반에 형성되어 있다.

이는 새로운 신규 대출을 받는 것이 극도로 어려운 현재의 엄격한 규제 환경에서, 굳이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고 조건이 유리한 주담대를 서둘러 먼저 상환해야 할 경제적 유인이나 필요성이 크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금융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대출 규제 강화 조치는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주담대 상환은 최대한 미루고 대신 마이너스통장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새로운 방식의 자금 운용 패턴으로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주택담보대출은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고 장기간에 걸쳐 분할 상환이 가능해 차주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지만, 신규 대출 문이 거의 완전히 막히게 되자 불가피하게 금리가 훨씬 더 높은 마이너스통장에 의존하게 되면서 차주들이 실제로 부담해야 하는 전체 이자 비용은 오히려 더욱 증가하고 있는 역설적인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전국은행연합회가 공식 발표한 통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10월을 기준으로 5대 주요 시중은행의 신규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연 4.12%에서 4.47% 수준의 비교적 낮은 범위에 형성되어 있었다. 그러나 대조적으로 마이너스통장의 평균 금리는 연 4.18%에서 4.84%로 주담대보다 명백히 더 높은 수준이었으며, 더욱 큰 문제는 금리 구조 자체가 1년 단위로 자동 갱신되는 변동금리형으로 설계되어 있어 시장에서 금리가 상승하면 그 영향이 즉각적이고 직접적으로 반영되는 불리한 구조라는 점이다.

금융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통제하기 위해 각종 대출 규제를 강력하게 조였지만, 결국 시장에 존재하는 실질적인 자금 수요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다른 우회적인 통로와 경로로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최근 지속되고 있는 금리 상승세와 고금리 기조 속에서 이러한 불균형적인 대출 구조는 결국 일반 가계의 전반적인 금융 안정성과 재무 건전성에 매우 부정적이고 해로운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와 함께 날카롭게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