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앞둔 아들로부터 경제적인 지원을 해주지 못하면 관계를 끊겠다는 말을 들었다는 70대 아버지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져 많은 이들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

지난 7일 방송된 JTBC '사건반장'에서는 30대 아들의 결혼을 앞두고 깊은 갈등을 겪고 있다는 70대 남성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는 약 20년 전 아들이 10살이었을 당시 경제적 어려움으로 아내와 이혼했다. 이후 아들은 전처가 양육했지만 A씨는 택시 운전과 배달, 화물차 운전 등 여러 일을 병행하며 양육비를 꾸준히 보냈다고 밝혔다. 그는 "2주에 한 번씩 아들을 목욕탕에 데려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직접 때를 밀어줬다"며 "나중에 아빠가 늙으면 네가 아빠를 데리고 와서 한 번씩 때를 밀어달라고 했던 그때가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사춘기에 소원해졌던 부자 관계는 A씨가 길에서 구조한 고양이를 아들이 맡아 키우면서 다시 가까워졌다. 군 복무 중에는 고양이를 아버지에게 맡겼고 휴가 때마다 아들이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계기가 됐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후에는 연락도 더욱 잦아져 A씨가 차량을 마련해주자 아들은 "아빠 최고"라는 말을 건네기도 했다.

그러나 결혼 준비 과정에서 부자 관계는 급격히 흔들렸다. 예비 며느리를 처음 만난 자리에서 A씨가 상견례와 예식장 준비 등에 대해 묻자 아들은 "돈 한 푼 보태지 않으면서 말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결혼식이 끝나면 이제 서로 보지 말자"며 사실상 절연을 선언했다. A씨는 "건강이 좋지 않아 일을 쉬던 시기라 마음뿐이었다"며 "이런 말을 듣게 될 줄은 몰랐다. 너무 억울하고 서러워 한참을 울었다. 사람을 만나는 것도 싫어졌고 삶의 즐거움도 모두 사라진 것 같다"고 무너진 심경을 털어놨다.

박상희 심리학 교수는 아들이 어린 시절 겪었던 감정들이 결혼이라는 큰 변화를 앞두고 한꺼번에 표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부자가 함께 쌓아온 좋은 추억이 많은 만큼 결국 아들이 먼저 연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때는 서운했던 감정을 앞세우기보다 아들의 이야기를 차분히 들어주는 것이 관계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