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공사 현장에서 작업할 인력이 심각하게 부족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외국인 근로자의 도움 없이는 현장 자체를 가동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다. 특히 교통 접근성이 열악한 오지 현장의 경우 연간 급여 1억 원에서 1억5000만 원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더라도 인력 확보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건설 현장이 겪고 있는 인력 수급난이 임계 수준에 도달했다며 업계가 처한 심각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건설 현장 노동자들의 연령대가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건설사들은 안전사고 발생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우려로 인해 고령층 근로자 고용을 기피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외국인 노동 인력에 대한 의존도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현장에서 발생하는 언어 소통의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과제로 남아 있다.

여기에 더해 건설 수주 물량이 급격히 감소한 상황에서 건설 기술인력에 대한 인건비 부담마저 가중되면서, 경영상의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사업을 접는 건설업체들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건설업계 전반에 걸친 구조적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3일 한국건설기술인협회가 발표한 통계 자료에 의하면, 2024년 6월 말 기준으로 현재 근무 중인 건설 분야 기술인력은 총 74만1443명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50대 이상 연령층에 해당하는 인원은 44만1916명으로 집계돼 전체 기술인의 59.6%라는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30대 이하의 젊은 기술인력 비중은 16.5%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협력업체들의 현장 상황을 직접 확인해보면 40대 이하 연령대의 현장 작업 인력을 발견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기업 입장에서는 고령 근로자의 경우 상황 판단 능력과 위급 상황에 대한 대응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려 산업재해 위험도가 높다고 판단하여 채용을 꺼리고 있다"며 "그렇다고 해서 젊은 연령층의 신규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 역시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업계의 딜레마를 설명했다.

고령층 근로자 채용으로 인한 안전사고 발생 위험의 증가는 건설기업들에게 또 다른 심각한 부담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망 사고를 비롯한 중대 산업재해가 발생할 경우 연간 매출액의 최대 3%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하거나, 최장 1년 동안 영업정지 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규정한 '중대재해처벌법'과 '건설안전특별법'이 현재 국회에서 심의 중이기 때문이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건설업 분야에서 발생한 사망사고 피해자 중 55세 이상 고령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66.9%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고령 근로자의 안전 관리가 시급한 과제임을 보여주는 수치다.

김충권 한국건설연구원 부원장은 지난 10월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서 발간한 건설 전문지 '건설정책저널' 기고문을 통해 "정부가 건설산업의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청년층의 건설업 유입을 촉진할 수 있는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마스터플랜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그는 이어 "오지 및 격오지 근무가 빈번한 직업군인 제도를 참고하여, 건설 현장 근로자들에게 쾌적하고 안전한 숙소 제공, 교통비 할인 혜택, 면세점을 통한 생필품 지원, 오지 근무 수당 신설 등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유인책과 복지 제도를 적극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구체적인 정책 방안을 제언했다.

심각한 수준의 인력 부족 현상 속에서 건설 기술인력 확보 역시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건설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건설 기술인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과거에는 월 급여 400만 원 수준이면 기술인 채용이 충분히 가능했으나, 최근에는 월 600만 원에서 700만 원 수준까지 인건비가 급등한 상태"라고 전했다.

그는 계속해서 "건설 기술인에 대한 인건비가 불과 몇 년 사이에 거의 두 배 가까이 상승하면서 공사 원가 상승에 대한 압박이 크게 증가했다"며 "이로 인해 건설업계 전반이 구조적이고 복합적인 난국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건설업 등록을 유지하고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건설산업기본법 규정에 따라 최소한 5명 이상의 건설 기술인을 상시 확보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법령에서 정해진 기한 내에 자본금, 사무실, 기술인력 등 등록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건설업 등록이 직권으로 말소되며, 이후 1년 6개월이라는 기간이 경과해야만 재등록 신청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이러한 엄격한 제도적 요건으로 인해 일부 건설기업들은 향후 수주 전망이 불확실하고 불투명하다고 판단될 경우, 추가적인 비용 부담을 계속 감수하며 사업을 유지하기보다는 자진해서 폐업 신고를 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결론 내리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대한건설협회의 한 관계자는 "기술인력 5명에 대한 인건비와 사무실 임대료 등 매달 발생하는 고정 비용이 지속적으로 부담되는 상황에서, 신규 수주가 완전히 끊기게 되면 폐업 신고를 선택하는 건설업체가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