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자신의 이상형을 반영한 ‘AI 남자친구’를 만드는 콘텐츠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챗GPT나 제미나이에 자신의 사진을 업로드한 뒤 “나와의 대화를 바탕으로 나에게 어울리는 남자친구를 옆에 그려줘. 내 얼굴은 절대 바꾸지 말아줘”라는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몇 분 만에 가상의 연인 이미지가 완성되는 방식이다.

이용자들은 선호하는 연예인이나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참고해 얼굴, 체형, 스타일 등을 세밀하게 설정하며 자신만의 이상형을 구현하고 있다. 실제 연인처럼 다정한 분위기를 연출한 사진은 물론 데이트 장면, 웨딩 화보 콘셉트 등 다양한 이미지를 제작해 SNS에 공유하는 사례도 꾸준히 늘고 있다.

직장인 조은영(가명) 씨는 “좋아하는 연예인이나 캐릭터를 참고해 외모와 스타일을 취향대로 설정한다”며 “원하는 이상형을 직접 만들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만족스럽다. 실제 사진이 아니더라도 내가 원하는 분위기를 그대로 표현할 수 있어 재미있다”고 말했다.

3일 썸트렌드에 따르면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9일까지 ‘AI남친’ 관련 언급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스타그램에서는 ‘AI남친’, ‘가상남친’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으며, 유튜브와 틱톡에서도 자신이 제작한 AI 남자친구를 소개하는 콘텐츠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연예인들도 이러한 유행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 5월 방송된 KBS ‘편스토랑’에서는 방송인 추성훈의 아내인 모델 야노시호와 가수 장윤정이 각각 AI를 활용해 자신의 이상형을 반영한 남자친구 이미지를 제작했다. 야노시호는 ‘순수하고 자연스러운 스타일’을, 장윤정은 ‘곰 같은 남자’를 이상형으로 제시하며 화제를 모았다.

방송인 사유리 역시 AI로 만든 가상의 남편과 함께한 가족사진을 자신의 SNS에 공개했다. 그는 아들 젠과 촬영한 사진에 AI가 생성한 남편 이미지를 합성했으며, 동양인과 백인, 흑인 등 다양한 버전으로 제작한 사진을 함께 공개해 관심을 모았다.

기자도 직접 AI 남자친구 만들기에 참여해 봤다. 챗GPT에 기자의 사진과 함께 해당 프롬프트를 입력하자 약 1분 만에 새로운 이미지가 생성됐다. 기자의 얼굴은 그대로 유지된 채 비슷한 색감의 의상을 입은 훈훈한 남성이 자연스럽게 옆에 배치됐고, 배경 역시 따뜻한 분위기의 북카페처럼 연출돼 실제 커플 사진과 비슷한 느낌을 줬다.

같은 요청을 제미나이에 입력한 결과는 다소 달랐다. 제미나이는 기존 사진을 활용하기보다 새로운 구도의 이미지를 생성했다. 전체적인 자연스러움은 챗GPT가 우세했지만, 남성 캐릭터의 외모는 제미나이가 더욱 취향에 가까운 결과물을 보여줬다. 동일한 프롬프트를 입력해도 AI 서비스마다 결과물이 확연히 달라지는 점도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AI를 활용한 커플 사진 제작 방식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사진 편집 애플리케이션 ‘스노우’에서는 자신의 사진과 좋아하는 연예인의 사진을 업로드하면 AI가 실제 커플처럼 밀착한 사진을 생성하거나 원하는 콘셉트의 데이트 이미지를 제작해 주는 기능이 인기를 얻고 있다.

◇ “우리 AI 남친 어때?”…사진 넘어 음성·채팅까지 확장

AI 남자친구는 이제 사진을 넘어 음성 기반 서비스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틱톡에서는 생성형 AI 음성 기능을 활용해 자신만의 AI 남자친구를 만들고 대화를 나누는 영상이 유행하고 있다. 크리에이터 ‘Fiorena’가 공개한 AI 남자친구 콘텐츠는 좋아요 약 99만3000개를 기록하며 큰 관심을 모았다.

영상 속 AI는 “잘 때 예쁘냐”는 질문에 “너는 악몽 같은 들판 위의 순백한 어린양처럼 잠든다”고 답하거나, “나는 음성뿐 아니라 실제 존재한다”고 말하는 등 실제 연인과 대화하는 듯한 반응을 이어가며 이용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AI 캐릭터 채팅 서비스의 인기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이용자가 이름과 성격, 말투, 취향 등을 직접 설정한 AI 캐릭터와 친구나 연인처럼 대화를 이어갈 수 있으며, 현실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상황극이나 연애 시뮬레이션까지 가능해 특히 10~20대를 중심으로 이용자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국내 주요 SNS 가운데 1인당 평균 사용 시간이 가장 긴 애플리케이션은 AI 캐릭터 채팅 앱 ‘제타’로 집계됐다. 월평균 이용 시간은 26시간 55분으로 인스타그램의 18시간 25분을 넘어섰다. 이는 이용자들이 하루 평균 약 54분 동안 AI 캐릭터와 대화를 나눈 셈으로, AI 기반 가상 교류 서비스가 새로운 디지털 문화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