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시리즈 '참교육'에 등장하는 악성 학부모 캐릭터 '우진 엄마'의 모습이 단순한 드라마 속 픽션이 아닌 현실 그 자체임을 보여주는 사례들이 잇따라 공개되면서 사회적 공분이 거세게 일고 있다.
극 중 우진 엄마는 담임 교사를 향해 "브래지어 끈이 없는 것으로 해주세요", "받아쓰기 틀린 문제에 빗금 치지 말아요", "우리 애 아빠가 아주 화가 많이 났어요"라는 황당하기 짝이 없는 민원을 쏟아내는 빌런 학부모로 그려진다. 그런데 이 같은 장면들이 드라마적 과장이 아니라 실제 교육 현장에서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24일 SNS 플랫폼 스레드에는 한 학부모가 올린 게시글이 공개되면서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해당 학부모는 "첫째 담임선생님이 갑자기 2주간 병가를 내셨는데 왜 그런 것이냐. 보통 갑자기 병가를 쓰려면 뭔가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며 담임 교사의 병가 사유를 공개적으로 캐묻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교사 개인의 건강 문제와 사적인 사정에 해당하는 민감한 사안을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공개 플랫폼에서 버젓이 거론하며 해명을 요구하는 태도가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해당 게시글을 접한 다른 학부모들은 "과도한 사생활 침해를 자중하라"며 거센 질타를 쏟아냈다.
그러나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다. 최근 교사들을 향한 일부 학부모들의 도를 넘은 민원과 갑질 행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급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더욱 충격적인 사례가 알려지며 공분이 극에 달하고 있다.
경남 김해의 한 중학교에서 체육을 가르치던 교사 A씨는 지난해 6월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체육 수업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학생들과 함께 스쾃 운동을 진행했다. 지극히 평범한 수업의 일환이었지만 이후 A씨는 특정 학부모로부터 끊임없는 민원 공세를 받게 됐다. 당시 신혼부부였던 A씨는 쏟아지는 민원으로 인해 극심한 정신적 압박에 시달렸고 불면증과 불안 증세가 점점 심각해지면서 결국 유산이라는 참담한 결과를 맞이해야 했다. 경찰 수사 결과 A씨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법적으로 결백이 밝혀진 이후에도 학부모의 민원은 멈추지 않았고, 극한의 고통을 견디지 못한 A씨는 결국 극단적인 선택까지 시도하는 비극적인 상황으로 이어졌다.
어처구니없는 사례는 또 있었다. 한 학부모는 동급생과 함께 화장실에 가고 싶다는 자녀의 요청을 담임 교사가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아이가 씻을 수 없는 큰 상처를 받았다며 해당 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할 수 있는지 온라인에서 공개적으로 문의했다가 수많은 누리꾼들로부터 집중 질타를 받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같은 사례들이 잇따라 공개되자 누리꾼들의 분노와 탄식이 폭발했다. "그 교사는 당신 같은 진상 학부모 때문에 몸이 아파서 병가를 낸 것 아니겠냐", "이제는 교사가 병가를 내는 것도 학부모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세상이 됐다", "우리가 '참교육'을 보면서 왜 그렇게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는지 이런 사례들을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이제는 우리 모두가 교사들을 지켜줘야 할 때가 됐다", "배설이 하고 싶으면 화장실로 가라"는 등 교권 침해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교사들의 현실에 깊이 공감하는 반응들이 물밀듯 쏟아졌다.
전문가들은 일부 학부모들의 과도한 민원과 교권 침해 행위가 교육 현장 전반을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고 경고한다. 교사가 교육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는 환경이 지속될수록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드라마 속 허구로만 치부하기엔 너무나 현실과 맞닿아 있는 교권 침해 문제에 대한 사회적 차원의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