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의 신곡 '스윔(SWIM)'​을 둘러싼 미국 저작권 소송에서 원고 측이 핵심 증거로 내세운 음악학자의 이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해당 전문가가 과거 세계적인 표절 분쟁에서 연이어 원고 측 증인으로 참여했지만 법원에서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일부 분석 방식은 논란의 대상이 된 바 있기 때문이다.

15일 음악계에 따르면 미국 작곡가 3명은 최근 방탄소년단의 '스윔'이 자신들이 제작한 데모곡과 유사하다며 미국 법원에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원고 측은 주장을 뒷받침하는 자료로 미국 버몬트대학교 음악학자 알렉산더 스튜어트 교수의 감정 의견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스튜어트 교수는 과거 대형 음악 저작권 소송에서도 원고 측 전문가로 참여했으나, 법원에서 그의 분석이 채택되지 않은 사례가 여러 차례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영국 록밴드 레드 제플린의 명곡 '스테어웨이 투 헤븐(Stairway to Heaven)'과 에드 시런의 'Thinking Out Loud'를 둘러싼 저작권 분쟁이 거론된다.

레드 제플린 사건은 미국 밴드 스피릿이 '스테어웨이 투 헤븐'의 도입부 기타 리프가 자신들의 곡을 표절했다며 제기한 소송으로, 발매 수십 년이 지난 뒤 시작돼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다.

당시 스튜어트 교수는 원고 측 전문가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해 두 곡의 첫 18개 음 가운데 약 80%가 유사하며, 하강하는 베이스라인과 화성 구조도 매우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해당 소송은 결국 원고 측이 패소했고, 미국 연방대법원도 상고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기존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다.

 2012년 10월9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레드 제플린: 셀러브레이션 데이' 프리미어 행사에 참석한 레드 제플린 멤버들다. 왼쪽부터 제이슨 본햄, 로버트 플랜트, 존 폴 존스, 지미 페이지..© 뉴시스
 2012년 10월9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레드 제플린: 셀러브레이션 데이' 프리미어 행사에 참석한 레드 제플린 멤버들다. 왼쪽부터 제이슨 본햄, 로버트 플랜트, 존 폴 존스, 지미 페이지..© 뉴시스

이 과정에서 스튜어트 교수가 제출한 분석 자료를 둘러싼 논란도 불거졌다. 일부에서는 유사성을 강조하기 위해 음표 길이가 조정된 악보가 제시됐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음악계 일각에서는 분석 방식이 지나치게 인위적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에드 시런을 상대로 제기된 저작권 소송 역시 비슷한 흐름으로 전개됐다. 원고 측은 시런의 'Thinking Out Loud'가 마빈 게이의 곡을 표절했다고 주장했고, 스튜어트 교수는 두 작품의 선율과 코드 진행, 화성 리듬이 상당 부분 일치한다는 정량 분석 결과를 제시했다.

하지만 배심원단은 시런의 작품이 독립적으로 창작됐다고 판단했고, 법원 역시 이를 받아들여 시런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재판에서는 에드 시런이 직접 법정에서 기타를 연주하며 자신의 창작 과정을 설명한 장면도 화제가 됐다. 그는 특정 코드 진행만을 근거로 표절을 주장하는 방식에 대해 "누구나 사용하는 기본적인 코드 진행을 억지로 연결해 표절처럼 보이게 만드는 분석"이라며 강하게 반박한 바 있다.

미국 음악 전문매체 빌보드도 최근 이번 BTS 관련 소송을 다루면서 스튜어트 교수가 레드 제플린 사건과 에드 시런 사건 모두에서 원고 측 전문가로 참여했지만, 두 사건 모두 최종적으로 원고 측이 패소했다는 점을 함께 언급했다.

음악계에서는 저작권 소송 특성상 코드 진행과 멜로디의 유사성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기 위한 음악학자의 역할 자체는 필요하다는 데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다만 스튜어트 교수는 과거 여러 사건에서 분석 방식과 객관성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된 전력이 있는 만큼, 이번 BTS '스윔' 소송에서 그의 감정 결과가 법원에서 어느 정도 설득력을 인정받을지는 향후 재판 과정의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