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이 스페인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가운데 결승전이 축구 고유의 전통을 깬 미국식 쇼로 변질됐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20일(한국시간) 미국 뉴욕·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페인과 아르헨티나의 결승전은 경기 시작 전부터 논란이 불거졌다. 킥오프에 앞서 미국 국가가 연주되고 가수 제니퍼 허드슨이 제창자로 나선 것이 시작이었다. 통상 월드컵 결승에서는 맞대결을 펼치는 두 출전국의 국가만 연주되는 것이 관례다. 공동 개최국인 멕시코와 캐나다의 국가는 울리지 않은 채 미국 국가만 결승전 무대에 울려 퍼진 것은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하프타임에는 슈퍼볼을 연상케 하는 대규모 공연이 펼쳐졌다. 방탄소년단(BTS), 샤키라, 로비 윌리엄스, 로라 파우지니, 니콜 셰르징거 등 유명 팝스타들이 무대에 오르며 96년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결승전 하프타임 쇼가 도입됐다. 연예 전문 매체 버라이어티는 BTS가 역동적인 다이너마이트 공연으로 하프타임 쇼 무대를 빛냈다고 호평하기도 했다. 그러나 BTS의 공연과는 별개로 IFAB 규정상 15분을 넘길 수 없는 하프타임이 무대 설치와 철거 과정까지 포함해 25~26분가량으로 대폭 늘어난 것은 논란을 피하지 못했다. 정작 컨디션 조절에 예민할 수밖에 없는 결승전 선수들이 FIFA와 미국의 쇼를 위한 희생양이 됐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경기 종료 후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 관중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객석 곳곳에서 야유가 쏟아졌으며 경기장에 울려 퍼지던 음악이 묻힐 정도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우승 트로피를 스페인 주장 로드리에게 전달했다. 이후 인판티노 회장이 내려가자는 제스처를 취했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단상을 떠나지 않았고 로드리가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순간까지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 FIFA 클럽 월드컵 결승에서 첼시 선수들의 우승 세리머니 당시 단상에 남았던 장면을 그대로 재연한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