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부모에 대한 효도는 각자 알아서 하자고 먼저 제안했던 아내가 남편의 주식 투자로 큰 수익이 발생하자 돌연 친정 부모의 해외여행 비용을 요구하며 갈등을 빚고 있다는 사연이 온라인에 공개돼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결혼 초기부터 아내의 강력한 요구로 경제권을 완전히 분리해 각자 관리해왔다는 A씨의 사연이 올라와 수많은 누리꾼들의 공감과 갑론을박을 동시에 이끌어냈다.

A씨는 "아내와 나 둘 다 공무원이고 생활비를 각자 알아서 관리하는 방식으로 살아왔는데 이 방식 자체가 애초에 아내가 먼저 원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집은 부모님이 마련해주셔서 대출 부담이 전혀 없고 아파트 관리비와 식비, 생필품비 정도만 둘이 함께 해결하면 되는 상황"이라며 "아내가 나에게 매달 20만원을 주고 나머지 생활비는 내가 부담하는 구조로 지내왔다"고 현재의 살림 구조를 구체적으로 밝혔다.

그런 가운데 A씨에게 예상치 못한 큰 수익이 생기면서 갈등의 불씨가 점화됐다. A씨는 "지난해부터 SK하이닉스 주식에 투자해 왔는데 현재 자산이 꽤 많이 늘어난 상태"라며 "그래서 보유 물량 일부를 정리해 부모님과 누나의 해외여행 비용으로 쓰려고 계획을 세웠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전해 들은 아내가 갑자기 태도를 바꿔 "자기 부모님도 함께 보내주면 안 되겠냐"고 요구하고 나섰다는 것이다.

A씨는 아내의 요구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결혼 초부터 효도는 각자 스스로 하기로 우리가 합의했으니 네가 직접 보내드리면 되지 않느냐"고 답했다고 전했다. 그러자 아내는 갑자기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소리를 높이고 남편의 인간성까지 문제 삼기 시작했다는 것이 A씨의 설명이다.

A씨는 억울한 심정을 토로하며 "아내가 직접 '효도는 셀프로 각자 챙기자', '시댁 생신날 밥 차려드리거나 전화드리는 것은 기대하지 말라'고 먼저 못을 박아서 내가 동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 결과 A씨는 부모님 생신이나 명절에 혼자서만 찾아뵙는 생활을 결혼 이후 쭉 이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SK하이닉스 주식이 크게 올랐다고 이야기하니 자기한테도 뭔가 혜택이 돌아오기를 기대하는 것 같은데 나는 처갓집이나 아내를 위해 무언가를 해줄 생각이 전혀 없다"며 "그렇다고 내가 정말 쪼잔하게 구는 건지 스스로도 복잡하고 고민이 된다"고 솔직한 심경을 털어놓았다.

해당 사연이 온라인에 퍼지자 누리꾼들의 반응은 대체로 A씨에게 공감하는 방향으로 쏠렸다. "평소 시부모 생신이나 명절에는 발길을 끊어놓고 본인 부모만 대접받기를 원하는 것은 전형적인 내로남불 그 자체", "실질적인 생활비 기여도도 낮은 상황에서 상대방의 투자 수익에 당연한 권리처럼 주장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 "이건 진정한 의미의 부부 관계라기보다 그저 공동 비용만 나눠 부담하는 동거인이나 룸메이트 관계에 가깝다"는 등 날카로운 반응들이 쏟아졌다. 일부에서는 두 사람 사이의 근본적인 가치관 충돌이 이번 갈등의 핵심이라는 지적도 제기되면서 부부 간 경제 분리 방식과 역할 분담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활발하게 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