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아나운서 이나연이 유튜브 영상에서 "회사가 어려워서 에어컨이 안 나온다"는 발언을 해 화제를 모은 가운데 JTBC 내부 직원들이 사실과 다르다며 즉각 반박에 나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23일 방송가 관계자들에 따르면 JTBC 사옥에서 에어컨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방송사의 경영상 어려움과는 별개로 사옥 내부에서는 냉방을 포함한 직원들의 근무 환경에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튜브 채널 '일단 이나연' 영상 댓글에도 JTBC 직원으로 추정되는 누리꾼이 직접 해명 글을 남겼다.

그는 "회사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직원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버티고 있다"며 "이번 발언 때문에 회사를 조롱하는 기사들까지 나오게 돼 영상을 찾아보게 됐다. 회사가 어려워서 에어컨도 못 튼다는 식의 공개적인 발언은 너무 경솔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참고로 사옥 에어컨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으며 오히려 추울 정도"라며 "다른 장소에서 덥다고 해서 회사 사정을 연결 짓는 사람은 거의 없지 않느냐"고 덧붙여 이나연의 발언이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논란의 발단이 된 영상은 '저 아직 백수 아닙니다. JTBC 출근 vlog'라는 제목으로 이나연의 유튜브 채널 '일단 이나연'에 공개된 것이다. 영상 속 이나연은 스포츠 아나운서로 방송을 준비하는 과정과 JTBC 사옥에서 화상 중국어 수업을 듣는 일상을 담담하게 공개했다. 그 과정에서 "이런 이야기 해도 되나. 회사가 어려워서 그런지 에어컨이 안 나온다. 너무 덥다"며 "이 말 했다가 잘리는 건 아니겠죠?"라고 말해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회사의 재정 상황을 직접 언급하는 파격적인 발언이었던 만큼 해당 장면은 빠르게 온라인에 확산됐다.

이나연은 영상에서 자신의 앞날에 대한 불확실한 심경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는 "사실 언제까지 이런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지는 저도 잘 모르겠다"며 "이곳은 제게 마음의 고향 같은 곳이다.

아직 확정된 것은 없지만 결정되는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알려드리겠다. 그전까지는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끝까지 책임감을 갖고 프로그램을 잘 진행하겠다"고 밝혀 현재 처한 불안한 상황 속에서도 프로다운 자세를 잃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번 논란의 배경에는 JTBC의 심각한 경영난이 자리하고 있다. JTBC는 지난달 12일 만기가 도래한 206억 원 규모의 유동화 차입금을 상환하지 못하면서 채무불이행 상태에 들어갔다. 이후 계열사인 중앙홀딩스와 콘텐트리중앙, 중앙피앤아이, 메가박스중앙 등이 잇따라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됐다.

이후 냉장고를 부탁해와 연애전쟁을 제외한 모든 예능 프로그램 촬영이 중단된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JTBC 측은 "사실과 다르다. 현재 촬영 중단이 예정된 예능 프로그램은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히며 진화에 나선 바 있다.

경영난의 여파는 프로그램 편성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JTBC 예능 '이혼숙려캠프'는 제작 일정 조정을 이유로 23일 결방을 결정했다. 배우 진태현의 뒤를 이어 새롭게 가사조사관으로 합류한 배우 이동건의 첫 등장은 오는 30일 방송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경영 위기 속에서도 프로그램 제작을 이어가며 버텨나가고 있는 JTBC의 상황과 이나연의 발언이 맞물리면서 방송가 안팎의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