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건강을 위해 루테인이나 오메가3를 꾸준히 챙겨 먹는 사람이 늘고 있지만, 무조건 많이 먹는다고 효과가 커지는 것은 아니라는 안과 전문의의 경고가 나왔다. 오히려 장기간 고용량으로 복용할 경우 시력 저하를 비롯한 다양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안과 전문의 원여경 원장은 최근 구독자 128만 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건나물TV'에 출연해 눈 건강 영양제를 올바르게 복용하는 방법과 잘못 알려진 상식을 상세히 소개했다.

원 원장은 눈이 침침하거나 건조한 증상이 나타날 때 많은 사람들이 루테인과 오메가3부터 찾지만, 복용량을 늘린다고 해서 눈 건강이 비례해 좋아지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도 고용량 영양제를 오랫동안 복용한 뒤 오히려 건강에 이상이 생기는 사례를 적지 않게 접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황반변성 예방을 위해 판매되는 일부 고용량 복합 영양제에는 아연 함량이 매우 높은 제품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황반변성 예방용 고용량 복합제에는 아연이 다량 함유된 경우가 있다"며 "장기간 과도하게 복용하면 장에서 아연이 과하게 흡수되면서 우리 몸에 꼭 필요한 구리의 흡수 통로를 방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구리가 부족해지면 신경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고, 눈과 뇌를 연결하는 시신경 기능에도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며 "드물게는 시야 이상이나 시력 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오메가3 역시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권장되는 영양제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심혈관 질환으로 인해 아스피린이나 항혈소판제를 복용 중인 사람이 고용량 오메가3를 함께 섭취할 경우 출혈 위험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원 원장은 복용 전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많은 사람들이 노안이나 백내장 개선을 기대하며 루테인을 복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오해가 있다고 지적했다.

루테인은 황반에 존재하는 색소 성분으로 청색광을 일부 흡수하고 산화 스트레스로부터 망막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황반변성이 있거나 발병 위험이 높은 사람에게는 질환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노안이나 백내장을 치료하거나 되돌리는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원 원장은 "노안으로 가까운 글씨가 잘 보이지 않는 증상은 루테인을 많이 먹는다고 해서 다시 선명해지지 않는다"며 "노안은 수정체의 탄력이 감소하고 조절 근육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발생하는 물리적인 변화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루테인은 수정체를 맑게 만들거나 백내장으로 흐려진 초점을 회복시키는 기능은 없다"며 "영양제가 작용하는 위치와 노안·백내장이 발생하는 위치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하루 권장량을 넘어 장기간 복용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망막이 받아들일 수 있는 루테인의 양에는 한계가 있다"며 "이를 초과한 루테인은 몸에서 모두 활용되지 못하고 황반 중심부에 노란 결정 형태로 침착된 사례도 보고된 바 있다"고 말했다.

최근 많이 알려진 루테인과 지아잔틴의 4대1 비율 역시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라고 설명했다.이 비율은 혈액에서 관찰되는 평균적인 수치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며, 사람마다 망막 상태와 영양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개인별 상황에 맞춰 복용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 필요 이상의 영양제를 장기간 섭취하면 간과 신장에도 불필요한 대사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원 원장은 망막 질환을 의심해야 하는 초기 증상도 함께 소개했다.그는 "욕실 타일이나 달력의 직선이 어느 순간 구불구불하게 휘어져 보인다면 단순한 피로나 노안으로 넘겨서는 안 된다"며 "망막에 부종이나 구조적인 변화가 생기면 원래 규칙적으로 배열돼 있던 시세포가 변형되면서 직선이 휘어져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쪽 눈씩 번갈아 가리며 달력의 격자무늬나 문틀의 직선을 확인했을 때 유독 한쪽 눈에서만 선이 일그러져 보인다면 망막 질환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며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하지 말고 안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상 시력이 나온다고 해서 눈 건강을 안심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원 원장은 "우리 뇌의 시각 중추는 매우 뛰어난 보상 기능을 가지고 있어 주변 시야 일부가 손상돼도 정상적인 시야 정보를 활용해 빈 부분을 자연스럽게 메운다"며 "망막 주변부에 이상이 있어도 중심 시력만 유지되면 시력검사에서 1.0이 나오는 경우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일반 건강검진에서 시행하는 안저 촬영만으로는 망막 질환을 모두 발견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반 안저 사진은 망막의 표면만 확인하기 때문에 그 아래에서 진행되는 이상을 놓칠 수 있다"며 광학단층촬영(OCT) 검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OCT는 눈에 직접 닿지 않는 빛을 이용해 망막의 단면 구조를 매우 정밀하게 확인하는 검사"라며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초기 이상까지 발견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만큼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망막 건강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눈 건강을 위해 영양제를 복용할 때는 제품 광고나 주변 권유만 믿기보다 자신의 건강 상태와 복용 중인 약물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고용량 제품을 장기간 복용하기 전에는 전문의 상담과 혈액 검사 등을 통해 필요한 영양소와 적정 복용량을 확인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