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김시우가 대회 기간 한국 식당을 찾아가려다 예상치 못하게 캐나다 국경을 넘는 해프닝을 겪었다. 단순한 길 안내 오류로 시작된 일이었지만, 여권 없이 국경을 통과하게 되면서 양국 국경 당국의 확인 절차를 거치는 아찔한 상황까지 이어졌다.

골프전문 매체 골프채널 등 미국 현지 언론은 30일 김시우가 로켓 클래식 출전을 위해 미시간주 디트로이트를 방문했다가 겪은 일화를 소개했다.

김시우는 현지시간으로 30일부터 나흘간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로켓 클래식에 참가하기 위해 디트로이트에 머물고 있었다. 대회를 앞둔 그는 서울 출생의 재미교포 선수인 마이클 김으로부터 저녁 식사 초대를 받았다.

두 사람이 만나기로 한 장소는 한국식 바비큐 전문점인 '대박 코리안 BBQ'였다. 숙소에서 식당까지의 거리를 확인한 김시우는 스마트폰 지도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했고, 목적지가 약 2.4㎞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는 안내를 확인했다.

가까운 거리라고 판단한 그는 별다른 의심 없이 차량을 몰고 식당으로 향했다. 그러나 이동 도중 다리를 건너면서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맞닥뜨렸다.

다리 통행료가 9달러, 우리 돈으로 약 1만3000원에 달했던 것이다. 평소보다 높은 통행료에 의아함을 느낀 김시우는 그제야 자신이 미국이 아닌 캐나다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디트로이트는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와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한 국경 도시다. 다리나 터널을 이용하면 불과 몇 분 만에 국경을 넘을 수 있는 지리적 특성 때문에 지도 애플리케이션이 미국 디트로이트에 있는 식당이 아닌 캐나다 윈저에 위치한 같은 이름의 식당을 목적지로 안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상황을 인지했을 당시에는 이미 되돌아가기 어려운 상태였다. 해당 다리는 국경 진입 직전 유턴이 불가능한 구조였고, 결국 그는 의도치 않게 캐나다 국경을 넘을 수밖에 없었다.

더 큰 문제는 여권을 소지하지 않은 상태였다는 점이었다. 단순히 저녁 식사를 하러 나섰던 만큼 국경을 넘게 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먼저 미국 측 국경 순찰대원을 만난 김시우는 길을 잘못 들어 발생한 상황을 차분히 설명했다. 그의 이야기를 들은 순찰대원은 "이런 사례는 생각보다 자주 발생한다"며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안심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미 국경을 넘어가는 절차가 시작된 만큼 캐나다 측 출입국 관리 절차는 반드시 거쳐야 했다. 김시우는 그대로 디트로이트 강을 건너 캐나다 국경 검문소까지 이동했다.

캐나다 국경 관리요원을 만난 그는 긴장된 상태에서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이 PGA 투어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 선수라는 점을 알리기 위해 대회에서 제공한 차량을 가리키며 "골프 대회 출전 선수"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담당 순찰대원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 즉각적인 판단을 내리지 못했고, 다른 직원들을 차례로 호출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현장에는 추가 인력이 모여들었고, 결국 김시우를 둘러싼 순찰대원은 모두 8명까지 늘어났다고 한다.

국경 당국은 차량 내부를 확인하는 등 필요한 절차를 진행한 뒤 김시우의 신원과 상황을 확인했다. 긴장이 어느 정도 풀린 뒤 순찰대원들은 분위기를 바꾸듯 "이번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겠느냐"고 농담 섞인 질문을 던졌다.

이에 김시우는 "우선 저를 다시 미국으로 보내주기만 한다면요"라고 재치 있게 답했고, 현장에 있던 관계자들도 웃음을 터뜨린 것으로 전해졌다.

모든 확인 절차를 마친 김시우는 다시 미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고, 이후 원래 약속했던 식당으로 이동해 마이클 김과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

그는 이번 경험을 돌아보며 "결국 예정했던 시간보다 약 한 시간 반 정도 늦게 한국식 바비큐를 먹게 됐다"며 "우여곡절 끝에 맛있는 저녁으로 하루를 마무리했다"고 당시 상황을 웃으며 회상했다.

뜻밖의 내비게이션 안내로 시작된 이번 해프닝은 국제대회를 앞둔 선수에게는 식은땀 나는 경험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국경 도시 디트로이트에서만 겪을 수 있는 이색적인 에피소드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