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채널 '해운대주민'
유튜브 채널 '해운대주민'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배달 기사에게 출입을 위해 헬멧을 벗고 개인정보를 기재하도록 요구하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온라인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배달 기사는 개인정보를 남기는 것은 부당하다며 이를 거부했고, 결국 주문자와 관리직원, 배달 플랫폼 고객센터까지 연결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최근 유튜브 채널 '해운대주민(feat.구남로주민)'에는 '배달 기사의 인권이나 개인정보가 배달료 2200원보다 못한 건가. 헬멧까지 벗기는 천룡인 아파트를 다녀왔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시됐다.

약 2분 24초 분량의 영상에는 부산의 한 아파트를 찾은 배달 기사가 출입 절차를 두고 관리직원과 의견 충돌을 빚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해당 영상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영상 속 관리직원은 배달 기사에게 "헬멧을 벗어서 지정된 곳에 보관한 뒤 들어가면 된다"고 안내했다. 이에 배달 기사는 "왜 헬멧을 벗어야 하느냐. 이런 절차가 있다는 안내는 미리 받은 적이 없다"며 난감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자 관리직원은 "입주민을 위한 규정이라 모든 배달 기사들이 동일하게 하고 있다"는 취지로 설명하며 헬멧을 착용한 상태에서는 출입이 어렵다고 안내했다.

하지만 배달 기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이런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며 주문자에게 직접 상황을 설명할 수 있도록 인터폰 연결을 요청했고, 관리직원은 주문자에게 전화를 걸어 해결하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후 배달 기사는 주문자와 직접 통화를 시작했다. 그는 "관리실에서 인적사항을 적으라고 하고 헬멧까지 벗으라고 한다. 개인정보를 남기는 것도 그렇고 헬멧을 벗는 것도 동의할 수 없다"며 "이 상태로는 올라갈 수 없어 음식을 1층에 두고 가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문자는 "위층까지 배달해 주셔야 한다"며 "이 아파트는 원래 그런 방식으로 운영된다. 다른 아파트에서도 비슷한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유튜브 채널 '해운대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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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배달 기사는 즉각 반박했다. 그는 "부산에서 오랫동안 배달 일을 했지만 이런 규정을 요구하는 곳은 처음 본다"며 "대부분의 아파트에서는 이런 식으로 개인정보를 적거나 헬멧을 벗으라고 요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입주민 보호가 중요하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배달 기사 개인정보를 작성하게 하거나 헬멧까지 벗게 하는 것은 과도한 요구"라며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주문자는 다시 한번 "왜 직접 내려가서 받아야 하느냐"며 "배달료를 받는 만큼 집 앞까지 배송해 달라"고 요구했고, 두 사람의 입장 차는 끝내 좁혀지지 않았다.

결국 배달 기사는 "제 개인정보를 남기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법적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음식은 1층에 두고 가겠다. 자세한 내용은 배달 플랫폼 고객센터를 통해 문의해 달라"고 말한 뒤 통화를 마무리했다.

사건 이후 배달 플랫폼 고객센터는 배달 기사에게 직접 연락을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객센터는 배달 과정에서 발생한 상황을 확인하며 책임 여부를 안내했고, 이에 배달 기사는 당시 있었던 출입 절차와 갈등 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다.

배달 기사는 고객센터와의 통화에서도 "입주민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배달 기사들에게 과도한 의무를 요구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며 "기사들의 개인정보와 인권 역시 존중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고객센터 측은 "기사님의 상황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이번 건으로 배달료를 차감하는 일은 없을 것이며, 앞으로 유사한 상황이 발생하면 고객센터로 먼저 연락해 달라"고 안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이 공개된 이후 온라인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이어졌다. 일부는 공동주택의 보안을 위해 일정 수준의 출입 절차는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지만, 또 다른 누리꾼들은 배달 기사에게 헬멧을 벗도록 하거나 개인정보를 작성하게 하는 것은 과도한 조치라는 지적을 내놨다.

특히 개인정보 수집의 적법성과 배달 노동자의 인권 문제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이번 사례를 계기로 공동주택의 보안과 배달 기사들의 권리 사이에서 적절한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