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쌍둥이 아버지가 만취 상태의 음주 운전자가 일으킨 참혹한 교통사고로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사건과 관련해, 가해자 측 가족의 강력한 항의로 인해 방송 진행자가 공개 사과하는 이례적인 일이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피해자 유족의 아픔보다 가해자 측의 입장이 우선시되는 듯한 상황 전개에 대해 여론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 16일 경찰 등 관계 기관에 따르면, 지난 10월 7일 추석 연휴 기간 중 경기도 양주시 도심 한복판에서 예비 아버지 A씨가 인도로 무섭게 돌진한 차량에 치이는 사고를 당해 끝내 귀중한 생명을 잃었다. A씨의 배우자는 내년 5월 사랑스러운 쌍둥이를 출산할 예정이었으며, 부부는 태어날 아이들을 손꼽아 기다리며 행복한 미래를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차량을 운전하던 가해자 B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무려 0.2%를 초과하는 것으로 측정되어, 운전면허 취소 기준인 0.08%의 두 배를 훌쩍 넘는 극도로 위험한 수치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사고 당시의 상황에 대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고 일관되게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B씨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등의 중대한 혐의로 구속되어 법정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은 B씨의 극도로 무책임한 음주 운전 행위와 그로 인한 치명적 결과를 고려해 엄중한 처벌을 구형할 것으로 예상된다.
JTBC의 시사 프로그램 '사건반장' 진행자는 지난 10일 방송에서 이 비극적인 사건을 집중 조명하면서 강도 높은 표현들을 사용했다. 그는 "볼라드가 설치되어 있었다 하더라도 그것마저 뚫고 갔을 만한 인간 같다", "이 인간의 음주 상태는 매우 심각하고 위험한 수준이었다", "술통에서 막 나온 것과 다름없는 수준이다", "정신 상태가 온전치 않았던 것이 명백하다"는 등의 직설적인 표현을 구사하며 가해자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방송이 전파를 탄 직후, B씨의 가족들은 해당 표현들이 가해자에 대한 지나친 혐오와 분노를 조장하고 부추긴다며 방송사 민원실에 수차례에 걸쳐 강력한 항의 전화를 걸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자 측 가족들의 집요한 항의는 며칠간 계속되었으며, 방송사 측은 상당한 압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B씨 가족 측은 구체적인 항의 내용을 통해 "진행자가 방송 중에 '이 인간'이라는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한 것은 과도하게 공격적이고 선정적인 표현"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러한 표현들이 가해자에 대한 사회적 혐오와 적개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방송의 부적절성을 강조했다.
또한 "재판 과정에서 가해자가 무표정한 얼굴로 '죄송하다'고만 말했다고 보도했는데, 그런 극한의 상황에서 도대체 더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가해자의 태도가 불성실해 보일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강하게 반발한 것이다.
B씨 가족 측은 더 나아가 "실제로는 우리 가족도 마치 전쟁터인 아프가니스탄에서 구출된 난민들처럼 매우 불쌍하고 처참해 보였다"며 자신들의 처지를 호소했다. "가해자 가족인 우리 역시 이루 말할 수 없이 고통스럽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주장하며 동정을 구했다.
결국 해당 프로그램의 진행자는 지난 12일 방송을 통해 공식적인 사과의 뜻을 밝혔다. "피해자 유족의 비통한 심정과 상실감에 과하게 몰입한 나머지, 가해자 가족이 겪고 있을 상처와 고통을 충분히 헤아리고 배려하지 못했습니다. 이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립니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는 "이제 민원실로의 항의 전화는 멈춰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모든 것이 제 부족함과 배려 부족에서 비롯된 일입니다"라고 거듭 사과의 말을 전했다. 하지만 이러한 사과에 대해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피해자보다 가해자를 배려하는 것이 맞느냐"는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