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통영에서 발생한 60대 여성 살인 사건이 발생한 지 55일이 지난 가운데 경찰이 폐쇄회로(CC)TV 정밀 분석을 통해 용의자의 신체적 특징을 공개했다.

경남경찰청은 3일 사건 현장 주변 CCTV 영상에 대한 보정 작업을 진행한 결과 용의자를 키 약 175cm의 보통 체격 남성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사건 관련 CCTV 영상을 공개한 이후 이달 2일 오후 8시까지 총 116건의 제보가 접수됐으며 수사당국은 접수된 제보를 토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신빙성을 검토하는 등 용의자 특정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 6월 10일 오전 6시 34분께 통영시 도산면 한 주택에서 60대 여성 A씨가 흉기에 찔린 채 숨져 있는 것을 가족이 발견하면서 알려졌다. 경찰은 용의자가 같은 날 오전 0시 20분께 주택에 침입해 약 2시간 동안 머문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오전 2시 20분께 가방과 노인 안전용 응급신고 장비를 가지고 현장을 벗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에 설치된 CCTV에는 범행 당시 일부 장면이 촬영됐지만 용의자가 모자와 복면, 장갑을 착용하고 있어 얼굴이나 신원을 확인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건 현장 주변 140~150대의 CCTV를 확보해 분석하고 있으며 통영경찰서 형사 21명과 경남경찰청 광역수사대 20명 등 총 41명 규모의 전담팀을 구성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피해자 주변인 탐문과 통신 기록, CCTV 영상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용의자를 특정할 만한 결정적인 단서는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범행이 심야 시간대 발생한 데다 주택 뒤편이 야산으로 이어지는 지형적 특성 때문에 이동 경로를 추적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결과 현재까지 금품이 사라진 흔적은 확인되지 않아 단순 강도 목적의 범행이 아닐 가능성도 검토되고 있다. 경찰은 용의자가 현장에서 가방을 가지고 나온 사실은 확인했지만 가방 안에 어떤 물품이 들어 있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건 당시 주택 앞에 설치돼 있던 노인 안전용 모션 감지기가 사라진 점도 수사 대상이다. 경찰은 용의자가 자신의 이동이 기록됐다고 판단해 증거를 없애기 위해 해당 장비를 가져갔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용의자가 장기간 검거되지 않으면서 지역 주민들의 불안도 이어지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야간 외출을 자제하고 있으며 사건 초기에는 AI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용의자 이미지가 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공개수사 전환 여부를 두고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경찰은 "용의자의 윤곽이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된 뒤 공개수사로 전환하는 것이 수사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나 시민 제보를 확대하기 위해 공개수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13일 사건 해결에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하는 제보자에게 최대 1억 원의 신고보상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하며 시민 제보를 독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