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역대 최저 순위인 34위라는 충격적인 굴욕을 안고 쓸쓸히 짐을 쌌지만 에이스 이강인만큼은 세계 무대에서 당당히 빛을 발하며 상처 입은 팬들에게 작지만 값진 위로를 건넸다.
스페인 스포츠 전문 일간지 마르카는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가 모두 마무리된 28일 한국 시각 기준으로 대회 조별리그 베스트 11 골드 팀 명단을 발표했다. 자체 파워랭킹 시스템을 기반으로 3-4-3 포메이션에 맞춰 선정한 이 명단에 한국의 이강인이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를 당당히 꿰찼다.
이강인의 이름이 이 명단에 오른 것은 여러 면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풀타임으로 소화하며 홀로 분투했던 이강인은 파워랭킹 23.96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베스트 11에 이름을 올린 선수 가운데 아시아 국적은 이강인이 유일하며 무엇보다 32강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한 국가의 선수로서 명단에 포함된 것 역시 이강인 혼자뿐이다. 팀은 참패했지만 개인의 기량만큼은 월드클래스 반열에 올랐음을 객관적인 수치로 증명해낸 셈이다.
이강인과 나란히 이름을 올린 선수들의 면면은 그 자체로 이강인의 위상을 가늠케 한다. 최전방 공격수 3인방에는 리오넬 메시, 해리 케인, 킬리안 음바페가 포진했다. 미드필더진에는 해당 부문 파워랭킹 1위인 스페인의 로드리를 필두로 이강인, 그라니트 자카, 페드리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동등하게 이름을 올린 25세 청년의 성취가 더욱 빛을 발하는 대목이다.
마르카는 이강인의 활약을 집중 조명하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매체는 "많은 사람이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영입 후보로도 거론되는 이강인은 파워랭킹에서 전체 미드필더 중 두 번째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강인에게 아쉬운 점은 더 이상 점수를 쌓을 수 없게 됐다는 것"이라며 "한국이 조 3위 경쟁에서 밀려나 탈락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도 "이번 베스트 11에 이름을 올린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성과이며 머지않아 다시 그의 마법 같은 활약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따뜻한 찬사를 보냈다.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참담한 결과와 수뇌부의 연이은 사퇴로 갈가리 찢긴 한국 축구 팬들의 마음. 그 무너진 자리 한편에서 홀로 눈부시게 빛났던 이강인의 고군분투가 깊은 상처를 입은 한국 축구에 작지만 따뜻한 희망의 불씨를 피워 올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