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으로 파산 위기에 내몰린 홈플러스가 법원에 회생계획 변경안을 제출하며 생존을 위한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법원이 핵심 조건으로 요구한 20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 계획이 여전히 변경안에 포함되지 않아 회생 여부는 안갯속에 머물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홈플러스는 29일 서울회생법원에 수정 회생계획안 변경안을 공식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번 변경안에는 기존 126개에 달하던 대형마트 점포를 67개 핵심 점포로 대폭 재편하고 전체 인력의 50%를 감축하는 등 그간 추진해온 강도 높은 자구 노력의 성과가 담겼다. 홈플러스 측은 "회생 신청 직전과 비교해 비용이 약 1조 2000억원 줄어들었다"며 "납품과 영업이 정상화될 경우 곧바로 연간 8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실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홈플러스는 2021년부터 3년 연속 대규모 영업 적자를 기록하다가 지난해 3월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했다. 이후 홈플러스와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 측은 기업형 슈퍼마켓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매각, 부실 점포 정리, 긴급운영자금 조달 등을 핵심으로 하는 회생계획안을 작년 말 법원에 제출했다.
계획안에 따라 홈플러스는 홈플러스익스프레스를 1200억원에 하림그룹에 매각하고 37개 매장의 영업을 잠정 중단했다. 지난달에는 영업을 멈춘 37개 점포를 완전 폐점하는 방안 등을 담은 수정 회생계획안도 새롭게 마련했다. 그러나 회생의 핵심 열쇠인 2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 대출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발목을 잡고 있다.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은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등 경영진의 연대보증을 조건으로 1000억원만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섣부른 자금 지원이 향후 주주가치 훼손이나 배임 등의 법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확실한 안전장치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이유다. 양측이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회생법원은 홈플러스에 2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 조달 계획을 제출할 것을 재차 강하게 요구했다. 제출 기한은 30일 오후 5시까지로 사실상 최후통첩을 보낸 셈이다.
홈플러스에 대한 기업회생 결정 기한이 내달 3일로 코앞에 다가온 상황에서 만약 법원이 변경안을 수용하지 않고 예정대로 자금조달 계획 심의를 진행한다면 홈플러스는 회생절차 폐지, 즉 파산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수만 명의 고용과 수백 개 협력업체의 생존이 걸린 만큼 이번 결정의 무게감은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