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6개월 만에 출근길 버스 탑승 시위 재개…혜화동 일대 혼잡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1일 아침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출근길 버스 탑승 시위를 재개하며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한 목소리를 다시 높였다.
경찰과 전장연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서울 종로구 혜화동 로터리 버스정류장에 전장연 활동가 등 30여 명이 집결했다. 이 가운데 약 10명은 휠체어를 이용한 채 시위에 직접 참여했다. 이들은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이 시행된 지 20년이 지났음에도 저상버스 보급률이 여전히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강하게 비판하며, 장애인의 이동은 편의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마땅히 보장돼야 할 권리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교통약자이동권보장법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했다.
오전 8시 30분쯤부터는 실제 버스 탑승 시도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가장 먼저 도착한 160번 버스에는 장애인 리프트 설비 자체가 갖춰져 있지 않았다. 이에 활동가들은 휠체어에서 내려 직접 땅을 기며 버스에 올라탔다. 3명이 탑승을 완료하는 데 걸린 시간은 약 4분이었고, 이 모습은 현장을 지켜보던 이들에게 저상버스 보급의 현실을 날것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이 됐다.
이어 도착한 272번 저상버스에서는 갈등이 불거졌다. 버스기사가 이미 탑승객이 많아 추가 승차가 어렵다며 제지하자, 활동가들과 기사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진 것이다. 결국 기존에 타고 있던 승객 전원이 버스에서 내린 뒤에야 활동가들이 탑승할 수 있었다.
일부 버스는 정류장을 그냥 지나치려다 도로를 가로막은 활동가들에 의해 제지되기도 했다. 활동가들은 닫힌 출입문을 손으로 두드리며 문을 열라고 요구했고, 이 과정에서 버스 안에 타고 있던 다른 승객이 출근해야 한다며 자제를 호소하기도 했다. 이에 활동가들은 장애인도 버스를 타고 출근할 권리가 있다고 맞받아쳤다.
경찰은 현장에서 불법으로 도로를 점거하고 정상적인 버스 운행을 방해하는 행위는 사법처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시위 과정에서 현행범 체포 등의 강제 조치로 이어진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활동가들은 약 30여 분에 걸쳐 총 11대의 버스에 탑승을 시도했으며, 박경석 전장연 대표를 포함한 마지막 탑승자까지 모두 버스에 오르면서 오전 9시 6분께 시위는 마무리됐다.
전장연은 이날 시위를 시작으로 앞으로 매주 수요일마다 같은 방식의 버스 탑승 시위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아울러 2일 오전 8시에는 서울 중구 지하철 1호선 시청역 서울역 방면 승강장에서 지하철 탑승 시위도 예정돼 있다. 전장연의 지하철 탑승 시위는 지난 1월 이후 약 6개월 만에 재개되는 것으로, 장애인 이동권을 둘러싼 논의가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